2014년 12월 4일 목요일

어느 날의 커피

♤♤♤어느 날의 커피 ♤♤♤
-이해인-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한 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2014년 12월 1일 월요일

박민규 소설에 나타난 포스트모던 리얼리즘 연구

박민규 소설에 나타난 포스트모던 리얼리즘 연구 = (A) Study on Postmodern Realism Appeared in Novel by Park Min-gyu
허은영,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2009] [국내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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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포스트모던 리얼리즘의 형성배경
본고에서 살피고자하는 포스트모던 리얼리즘은 리얼리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결합으로 발생한 한 문예적 경향을 가리키는 용어이고 포스트모던한 시대의
현실과 삶의 본질을 포착하려는 문예 경향이므로,포스트모던 리얼리즘을 말하
기 위해서 먼저 포스트모던한 시대적,사회적 현상을 바탕으로 논의를 시작하
고자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는 이른바 후기자본주의 시대이다.후기자본주의에서는
이제까지 상품체계에 지배되지 않았던 영역에까지 교환가치의 논리가 확대된
다.즉 상부구조의 영역인 지식이나 문화에조차 교환가치와 사물화의 논리가
침투
23)하여 이제 지배 권력인 자본은 지식,욕망,무의식마저 지배하기에 이르
렀다.이처럼 자본주의의 논리가 상부구조의 최후의 보루인 문화나 지식에까지
틈입하는 시대가 바로 후기자본주의라고 할 수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문예
사조로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라 할 수 있다. 후기자본주의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소위 ‘자본의 전지구화’를 꼽지 않을 수
없다.자본의 팽창과 확대는 그 가속도를 더욱 높여 자본주의의 국제화를 통한
경제 권력의 확산은 국가권력의 안정성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렀고,이제 자본
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어서 자본의 끝없는 확장은 문화와 지식조차
상품체계의 하나로 부속시키고 말았다.어찌보면 이제 이 자본의 위력에서 자
유로울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자본주의에 대한 비판마저도 여지없이 상품화
해버리는 자본의 전략은 이제 우리 삶의 전 영역으로,전 문화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적어도 한동안 우리가 자본 이외의 어떤 다른 중심을 설정하기란 매우
힘들어진 듯 보인다.
후기자본주의 시대의 또 다른 특징으로 매체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TV와
비디오,컴퓨터는 상부구조(문화와 지식)의 기계화라는 매체적 특성으로 인해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의 주역으로 떠올랐다.24)그런데 이러한 전자 매체의 혁명
은 지식의 상업화25)와 더불어 문화영역에서의 상업체계의 지배를 의미하게 되
었다.즉 전자 매체의 사적 소유는 개인 주체를 상상력의 영역에까지 자본주의
체계에 종속시키는 결과
를 가져왔고,후기자본주의 시대의 자본은 고도의 전자기술과 매체를 통해 이미지를 조작하여 현실을 환영들로 채우게 되었다.문화
적 커뮤니케이션의 신속한 개발과 확산은 자본이 가지는 문화적 지배력을 확
산시킬 뿐이다.그리하여 자본에 의해 조작된 이미지와 환영에 둘러싸인 개인
주체들은 탈주체화되고 올바른 현실인식은 더욱 어려워졌다.매스미디어의 발
전이 문화지배의 도구가 된다는 사실은 결국 세계 문화의 획일화 및 개인의
탈주체화
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후기자본주의 시대는 거대소비사회로의 진입이라고도 할 수 있다.탕진 문화
의 만연과 물신숭배 의식의 팽배는,교환가치의 논리적 관철로 인한 인간과 사
물과의 관계 왜곡이라는 차원을 넘어,인간의 본성까지도 상품화의 대상이 되
는,그리하여 자신으로부터의 소외라는 결과를 낳는다.소비사회에서는 소모적
인 욕망만이 삶의 동력이 될 뿐이다.외면적,물질적 풍요는 내면적 풍요라는
허위의식을 유포시킨다.그것은 우리들의 본디 욕구를 왜곡시켜,세계를 철저히
소비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도록 만든다.세계에 대한 인간의 주체적 계기는 상
실되며,인간은 오직 소비하기 위해 살아간다.자본으로 코드화된 세계에 철저
히 예속되어 살아가는 현대인은 ‘주체의 죽음’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이
다.
한편,후기자본주의 시대에 권력은 보이지 않는 그물망과 같이 비가시적으로
작용한다.푸코에 의하면 19세기 이후 서구에서는 권력이 법과 배재의 방식으
로보다는 삶의 과정 자체를 통해 행사된다.배제의 방식에서 삶의 방식으로의
변화는 후기자본주의의 권력 기능을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한 틀을 제시한다.
배제의 권력이 이성에 의한 규율의 강요와 욕망의 억압이었다면,삶의 권력은
물신화된 과학적 규율로써 오히려 삶의 능력과 욕망을 증진시킨다.욕망을 누
리는 가운데 주체의 무력화와 허무의식을 경험하게 하는 그 새로운 기제는 이
른바 ‘미시권력’이다
.26)
미시권력의 대표적 방식의 하나는 ‘감시장치’이다.이는 ‘파놉티콘’을 표본으
로 삼고 있는데,이 감옥장치에서 수감자는 감시자를 볼 수 없으므로 특정한
감시자의 눈을 피해 행동할 수 없으며 우연한 순간에라도 감시의 규율에서 벗
어나지 못한다.이렇게 해서 감시의 권력은 일상화되고 자동화된다.27)또한 감
시장치와 같은 권력은 그것이 누구에 의해 행사되는지 보지 못하게 작용하는
지배력이다.따라서 누군지 알 수 없는 권력의 감시망에 걸려들지 않으려면 결
국 권력의 규율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자발적으로 규율에 순응하는 상태가 되
어야만 비로소 비가시적인 권력의 감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말하자면 이
비가시적인 미시권력은 우리의 ‘무의식’에 작용하는 셈이며,자본의 논리가 무
의식의 영역에까지 침입하는 현상과 매우 유사하다.
미시권력의 다른 하나는 ‘성적 욕망의 장치’이다.‘성적 욕망의 장치’란 각 개
인으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성의 쾌락을 누리게 하고 확산시킴으로써 부르
주아의 물화된 성으로 인해 인간적인 주체를 잃어버리게 하는 장치이다.곧 미
시권력은 ‘낭비로서의 욕망’으로 충족을 갈망하는 그 ‘무의식’속의 잔여의 에
너지마저 소멸케 하는 것이다.28) 고전주의의 권력은 이성에서 벗어난 욕망을
억압했지만 19세기 이후에는 욕망을 확대시키는 방법을 통해 개인을 탈주체화
시키고 있다.그리하여 권력의 행사는 이제 지식과 제도에 관련될 뿐만 아니라
욕망의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감시장치와 성적 욕망의 장치는 삶의 방식을
통해 육체를 길들이는 권력의 새로운 통제방식인 것이다.
이제까지 살펴본 것처럼,후기자본주의 시대는 대중 소비문화와 후기산업사
회의 고도의 전자기술과 매체 그리고 권력의 미시물리학적 작용으로 대표되는
시대라 할 수 있다.상품 소비의 현실에 노동의 진실이 가려지고,전자 매체에
의해 현실은 조작된 이미지와 환영과 시뮬라크르로 가득 채워졌으며,이제 지
배 권력은 개인의 내면 깊숙이 침투하여 개별 주체의 욕망과 무의식을 지배한
다.따라서 심리적 차원으로 환원된 개인의 밀폐성에 갇혀 집단적인 정치적 실
천이 사라지고,파편화된 일상의 영역들이 시야를 가로막아 원래의 사회적 연
결성이 보이지 않게 된다.또한 보이지 않게 일상 속에서 작용하는 미시권력에
의해 주체는 중심을 잃고 욕망을 낭비하며 허무의식에 빠져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러한 후기자본주의에 대응하는 문화형식이다.29) 포스트
모던적 미시권력은 ‘무의식’,‘욕망’,‘문화’의 영역에 침투하므로 포스트모더니
즘의 문제 영역 역시 그곳에 놓여 있다.‘보이지 않는’미시권력이 무의식ㆍ욕
망ㆍ문화 영역에 침투한다는 것은,보다 완전하게 자본의 논리가 주체를 지배
함을 뜻한다.역설적인 것은 자본의 지배가 완전해질수록 그에 대한 대항 역시
완전해진다는 점이다.즉,후기자본주의에 대응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자본주의
의 표상 체계를 완전히 뒤집는 ‘해체’의 전략을 사용한다.여기서 ‘해체’란 동일
성의 논리(서구중심주의,도구적 합리성과 교환가치)의 코드를 지닌 자본주의적
현실과는 상이한 또 다른 코드의 현실을 가상하는 것이다.현실이란 특정한 체
계로 코드화된 상징계이므로 얼마든지 다른 코드의 상징계를 가정할 수 있다.
이처럼 현실을 다른 현실로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이것이 바로 현실의 해체
이다.이처럼 포스트모더니즘의 의의는 ‘서구적’근대의 권력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며,서구적 근대의 동일성의 세계를 해체하는 데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은 미시권력에 의해 탈주체화된 개인의 허무의식이나
환멸은 잘 그려내고 있지만,그러한 탈주체화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현
실적 맥락은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은 새로운 사회의 목
표를 지향하는 거시적 정치학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한계점을 가진다.탈주나
밀교,환상,글쓰기의 공간을 매개로 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탈주의 방식은 서
구 중심적 근대의 현실을 해체하는 전략은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사회의 대안
이 되지는 못한다.
한편,현재 우리나라는 1990년대 신자유주의 체제로의 급격한 전환과 IMF 환란 이후 발생한 계층 간 소득격차의 문제나 비정규직의 확산 등이 사회문제
로 대두되면서,서구와는 달리 자본주의 체제적 모순이 완전히 은폐될 수 없는
사회ㆍ경제적 상황에 놓여있다.또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우리의 현실은
분단문제,통일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리얼리즘 문학에 대
한 필요성이 꾸준히 요청되어왔다.
기본적으로 보수적 이데올로기인 ‘신자유주의’는 1970년대 이후 경제 위기의
극복 과정에서 보수 우익 세력들이 채택한 일련의 정치적ㆍ이데올로기적 조류
를 뭉뚱그려서 부르는 말이다.신자유주의 시대에 이르러 자본 축적이 금융 지
배적 성격을 띠게 되면서 금융자본에 의해 자본의 세계화가 주도된다.30)신자
유주의적 경제구조는 1982년 외채 위기 이후에 나타난 자본주의의 불안정성
경향에 대응하기 위한 안정화정책의 일환으로 제기된 ‘워싱턴 컨센서스’31)에서
그 단초를 확인할 수 있다.1980년대 초반에 등장한 ‘워싱턴 컨센서스’는 ‘금융
시장 개방,자유무역,노동시장 규제완화,공기업 개혁(민영화),재정건전화’등
‘상품ㆍ자본ㆍ노동’이라는 각 생산요소의 전 부문에 걸쳐 시장의 지배를 확대
하고 국가를 축소하는 것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32)
신자유주의의 핵심은 ‘시장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시장’에서는 첫째,자원의 합리적 배분이 불가능하며,둘째,시장행위자들이 정
보에 대한 합리적 기대를 예측할 수 없고,셋째,모든 사회적 관계가 시장 안으
로 들어와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게 되며,넷째,사회적 소외 계층을 양산
한다.결국 신자유주의가 채택한 ‘노동시장의 유연화,민영화,감세,경영혁신’
등의 정책들은 자본의 초국적화를 촉진시켰을 뿐,시장 경제의 불안과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 될 수 없는 것이다.신자유주의는 ‘시장에서의 자유’를 표방하
지만 ‘강자의 지배’속에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하며,세계화의 파고 속에 상품과
자본,노동 시장이 녹아들어가면서 초국적 자본의 힘이 강력해지는 자유 시장
경제의 논리를 내면화한 담론이라고 할 수 있다.33)

이에 대해 문학에서는 포스트모던적으로 변화된 사회상과 함께 여전히 존속
되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거대담론에 대항할 리얼리즘 문학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있어왔지만,전통적인 리얼리즘적 방법은 이러한 변화된 사회상을 담
아내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 사실이다.따라서 리얼리즘 문학의 방법적 전환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되었고,최근 들어 최인석과 박민규의 작품과 같이 포
스트모던적 환상을 도입하여 현실 인식의 심화를 가져오는 새로운 리얼리즘
작품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러한 일련의 작품을 이른바 ‘포스트모던 리얼
리즘’으로 부를 수 있다.
포스트모던 리얼리즘의 등장은 근대적 합리주의의 세계관에 기초한 좁은 의
미의 리얼리즘적 기법으로는 현대세계를 소설 장르 속에 담아낼 수 없다는 반
성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우리가 리얼리즘의 변화에 대해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보는 이유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포스트모던한 시대의 현실에 대
한 우리들의 인식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리얼리즘이 현실을 반영하는 예술
인 이상,변화된 현실 그대로의 그 현실을 실재(리얼리티)로서 다루어야 하기
때문이다.우리의 현실은 리얼리즘에서조차 하나의 가치체계로 총체화될 수 없
다.


2.포스트모던 리얼리즘의 개념
가. 포스트모던 시대의 리얼리티 및 재현과 서사의 복귀

따라서 먼저,포스트모던 시대의 리얼리티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리오타르에 의하면 정치권력이나 자본 또는 과학기술 등에 의해 리얼리티가
특정 목적에 맞게 왜곡되거나 합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리얼리티는 필연
적으로 리얼리티를 결여36)하게 된다고 한다.또한 미국의 작가 노먼 메일러는
『나 자신을 위한 광고』(AdvertisementforMyself)에서 샘 슬로보다의 입을
빌어 자신이 리얼리즘 소설을 쓰지 않는 이유를 “리얼리티가 더 이상 사실적
이지 않기 때문”37)이라고 말한다.
어떤 이론가보다 리얼리티의 존재론적 부재를 가장 강력히 주장한 학자는 보
드리야르이다.보드리야르는 『시뮬라시옹』에서,우리가 지금 “기원이나 실체
(리얼리티)가 없는 어떤 실재―즉,하이퍼리얼―의 모델에 의해 생성되는”시뮬
라시옹의 시대라는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한다.여기서는 컴퓨터화,정보
처리,미디어,사이버네틱 통제체계,시뮬라시옹 코드와 모델에 의한 사회의 조
직화 등이 사회의 구성원리로서 생산을 대체하게 된다.이러한 사회에서는 모
델이나 코드 또는 기호가 극적으로 확산되어 사회 생활을 지배하게 되고,그
결과 모델(이미지 또는 시뮬라시옹)과 실재(리얼리티)사이의 경계는 내파된다.
이러한 내파로 인하여 실재와 비실재 간의 차이가 흐려지는 하이퍼리얼리티의
도래와 더불어 리얼리티는 이미지와 기호 속으로 사라져 더 이상 존재하지 않
게 되고 시뮬라시옹이 리얼리티 자체를 구성하게 된다.실재는 없고 자기지시
적인 기호들만 존재하는 세계,즉 실재보다 더 리얼한 시뮬라시옹과 하이퍼리
얼리티가 지배하는 것이 포스트모던 세계이며 이 포스트모던 세계에서는 리얼
리티의 재현은 불가능하며,설령 재현을 시도한다 하더라도 그 결과는 단지 시
뮬라시옹의 리얼리티가 될 뿐38)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제임슨에 의하면 후기자본주의 시대에 총체성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단지 거의 순전한 무의식의 상태로 억압되어 있을41)뿐이다.비평가는 텍스트
속에 파편화되어 있는 이 무의식을 텍스트의 표면으로 복원시킬 임무를 가지
고 있으며,이 복원작업이 제임슨에게 있어서는 바로 ‘해석’의 이름을 얻게 되
는 것이다.
현대 사상의 주요 조류의 하나인 탈구조주의는,이제까지 텍스트의 지시 대
상으로 여겨 온 ‘역사’(총체성)자체가 일종의 또 다른 ‘텍스트’라고 말한다.역
사라는 텍스트는 또 다른 텍스트를 지시하므로 예술 텍스트는 고정된 의미로
해석될 수 없다.이처럼 역사를 텍스트로 간주해버릴 경우,우리는 바로 그 ‘텍
스트성’때문에 역사에 대한 어떤 ‘체계적’인 설명도 할 수 없게 된다.그렇게
되면 역사는 불연속적이며,일관성이 결여된 기표의 끊임없는 유동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같은 논리로,역사를 과학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주장 자체가 하
나의 허구이며 그 과학적인 인식에 근거한 실천이란 목적론적인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제임슨은 역사란 고정된 실체로 존재하지 않지만 또한 텍스트처럼
무규정적인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제임슨이 말하는 역사는 텍스트의 바깥에서
텍스트를 규정하는 초월적인 범주의 것이 아니다.역사는 텍스트의 의미론적
‘중심’이 아니라,단지 ‘효과’의 형태로 텍스트의 이곳,저곳에 흩뿌려져 있을
뿐42)이고 바로 이런 의미에서 역사는 알튀세가 논의한 ‘부재원인’인 것이다.텍
스트는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쓰여질 수 있지만,그 안에서 부재원인으로
작용하는 역사는 하나의 코드로서 주어진다.이런 관점은 ‘역사’를 텍스트의 고
정된 지시대상으로 보는 관점을 부인하면서도 또한 여전히 ‘해석의 코드’로 삼
을 수 있게 한다.